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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스크랩] 단식, 너무 잘 먹어 탈난 몸, 비워야 낫는다

내 몸 리모델링, 생활단식
동물도 식물도 따르는 자연법칙, 찌꺼기 ‘쏙’
칼 대지 않는 수술, 막 하다가는  되레 큰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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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입니다. 음식이 딱 그렇습니다. 과식, 폭식, 간식 등 현대인은 너무 ‘잘’ 먹어서 건강을 해칩니다. 송년회 자리가 잦은 12월, 직장인들의 몸은 과음과 과식으로 망가집니다.
 
의사들은 경고합니다. 그렇게 먹고 살면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한의사들은 장부도 욕심이 있다며 달라는 대로 주면 몸이 망가진다고 합니다.
 
각종 연말행사에 망가진 몸, 새해를 맞기 앞서 단식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은 어떨까요. 단식은 식탐을 다스리고 몸을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단식원 같은 곳을 이용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직장인에게 그런 여유는 호사가 된 지 오래입니다. 불경기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치는데 내 한 몸 챙기겠다고 휴가를?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상시처럼 생활하면서도 단식이 가능합니다. 이른바 생활단식입니다.
 
이미 단식은 우리 사회의 한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식으로 건강을 챙기는 이들이 늘고 있고, 단식원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종교 단체는 물론 시민사회 단체에서도 회원을 대상으로 단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더러 있습니다.
 
자연계에서는 단식이 보편적입니다. 많은 동물들이 아플 때 한적한 곳에서 물만 먹으며 쉽니다. 또 곰은 겨울잠을 자면서 단식을 합니다. 추운 겨울 잎을 떨어뜨리고 성장 속도를 늦추는 식물에게도 겨울은 단식과 비슷한 시기입니다.
 
우리 몸, 영양분 끊어지면 혈관·장 찌꺼기나 뱃살 지방 먼저 써
 
Untitled-1 copy.jpg굶으면 쓰러지지 않느냐고요? 며칠 안 먹어도 우리 몸의 장부와 기관은 알아서 잘들 삽니다. 우리 몸은 영양분이 끊어지면 몸 전체를 샅샅이 뒤져서 불요불급한 것을 먼저 가져다 양분으로 바꿔 씁니다. 혈관이나 장 안의 찌꺼기, 뱃살 안에 든 지방과 같은 것들입니다. 단식이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의료인들이 드는 원리입니다.
 
실제 미국, 독일, 일본 등에는 단식을 치료 수단으로 쓰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이때는 단식 대신 절식이라고 부릅니다. 미국의 저명한 가정의학 전문의 조엘 펄먼은 피겨스케이팅 선수 시절 46일 동안의 절식으로 다리 통증을 고쳤습니다. 펄먼 박사는 “인간 외에 다른 동물들은 병에 걸리면 먹지 않는다”며 “급성질환을 앓는 동안 식욕이 없을 때 단식은 회복을 촉진하는 자연의 방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비염, 천식, 알레르기성 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 단식이 효과가 있음을 자신의 임상 경험을 통해 입증했습니다. 일본에도 그런 의사가 있었습니다. 올해 세상을 떠난 고오다 마츠오 박사는 의대생 시절에 단식으로 만성질환을 고쳤고 의사가 된 뒤에는 절식을 주요 치료법으로 썼습니다.
 
그렇다고 단식을 만만히 봐서는 안됩니다. 단식은 칼을 대지 않는 수술이라고 할 만큼 위험성도 큽니다. 꼼꼼하게 준비해야 부작용이 없고 몸을 튼튼히 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만만히 보면 안된다; 첫 단식은 5일 넘지 않도록
 
단식은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환자들은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첫 단식은 전문가나 경험이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하는 게 좋습니다. 단식을 시작한 뒤 3일째까지는 몸이 힘들 수 있습니다. 당분이 부족해 힘이 빠지고, 세로토닌 분비가 잘 되지 않아 기분이 나빠집니다. 눈이 침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빠르면 3일째부터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도 좋아지는 현상을 대부분 경험합니다. 단식에 대한 자신감도 생깁니다. 그래도 첫 단식은 5일을 넘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 해서는 안되는 사람; 치료 목적 땐 전문가 상담 필수
 
아픈 사람에게 단식은 위험합니다. 특히 정상체중보다 20%이상이 덜 나가는 사람,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 심한 궤양성 질환자, 중증 당뇨 환자, 수축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중증 폐결핵 환자, 말기암 환자, 매독 환자, 간경화가 심한 환자, 부신피질호르몬을 장기 사용한 환자 등은 단식을 하면 안됩니다. 또 병의 증세가 가볍더라도 치료를 위해 단식을 할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 체질을 바꿔주는 효과; 찬 사람 따뜻하고 알칼리성으로
 
일본의 단식 치료 전문가 고오다 미츠오 박사는 오랜 임상을 통해 단식이 주는 효과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단식은 체질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몸이 찬 사람은 따뜻해지고, 마른 사람은 적당하게 살이 찌며, 산성 체질이 알칼리성 체질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또 몸을 젊어지게 하고, 혈액 순환을 활발하게 하며, 노폐물 배설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고오다 박사는 단식이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 만성질환의 치료에도 도움이 됨을 자신의 임상 경험을 통해 밝혔습니다.
 
■ 단식 중 주의할 사항; 평소와 다르지 않은 생활을
 
6000152599_20081223 copy.jpg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해야 합니다. 배가 고프고 몸에 힘이 빠진다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무기력감에 빠져 눕거나 쉬게 되고, 그렇게 되면 머릿속에는 음식 생각만 하게 됩니다. 단식 중에 음식에 대한 상념에 사로잡히면 단식이 끝난 뒤 걷잡을 수 없이 식욕에 빠질 수 있습니다. 먹을거리 관련 책이나 영상물은 멀리하고 음식과 관련된 대화도 삼가십시오. 단식 중에는 늘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가르침을 담은 좋은 책을 읽으세요. 화를 내거나 다투면 몸에 해롭습니다. 담배와 술을 삼가고 성생활도 쉬어야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단식에 들어가 볼까요? 단식은 감식, 본단식, 회복식 3단계로 이뤄집니다. 감식과 회복식 기간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길게 할 수록 좋습니다. 단식기간 동안 물만 먹을 수도 있고 효소나 장국을 먹으며 하는 단식도 있습니다. 효소와 장국을 함께 먹어도 됩니다. 공복감을 참기가 힘든 사람은 우묵가사리로 만든 한천을 먹으면서 할 수도 있다. 여기서는 생활단식은 15일(감식 5일, 본단식 5일, 회복식 5일) 동안 효소를 먹으면서 하는 단식을 소개합니다.
 
■ 감식
감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본단식 때 힘이 듭니다. 감식을 잘 하면 본단식 때 배고픔이 덜하게 됩니다. 단식 전에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어두자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감식 때는 맵고 짠 음식을 삼가는 게 좋습니다.
 
- 감식 1, 2일째 : 채식 위주의 소식을 평소의 2/3 가량 먹는다.
- 감식 3,4일째 : 야채 죽에 부드러운 나물, 두부, 동치미 등을 반찬으로 평소의 절반 정도를 먹는다.
- 감식 5일째 : 반찬 없이 미음만 평소의 1/3 정도를 먹는다.

 
■ 본단식
건강한 사람이라면 처음이라 하더라도 5일 정도 단식이 무리가 없지만 견디기 힘들 경우 3일 정도만 해도 됩니다. 단식을 시작한 뒤 구토, 메스꺼움 등 이상 증세가 있으면 바로 단식을 중단하고 회복식을 시작하세요. 특히 쇼크나 저혈당 증세를 막기 위해 볶음 소금과 효소는 반드시 먹어야 합니다. 힘이 많이 달리는 사람은 된장국을 끓여서 먹어도 됩니다. 본단식은 굶는 기간이지만 할 일이 많습니다. 다음은 본단식 때 할 일입니다.
 
- 하루에 생수 4ℓ를 조금씩 나눠 마신다.
- 하루에 감잎차 500㏄를 오전에 마신다. 비타민 섭취를 위해서다. 감잎차는 80~90도의 물에 우려서 마신다.
- 야채효소 30㏄를 생수 300㏄에 희석시켜 여러 차례 나눠 마신다.
- 죽염이나 볶은 소금 3g을 여러 차례 침으로 녹여 먹는다. 죽염을 먹기 30분 전후로는 물을 마시지 않는다.
- 하루 두 번 풍욕을, 한 번 냉온욕을 한다. 풍욕과 냉온욕은 노폐물 배출과 지방연소 등에 도움을 줘 단식의 효과를 높여 준다. 풍욕을 할 때 붕어운동, 모관운동, 합장합척운동을 함께 한다. 가벼운 산책이나 단전호흡 또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목욕으로 대체할 수도 있지만 풍욕이나 냉온욕을 하는 것이 좋다.
- 하루 한 번 관장을 한다. 단식 중 장이 협착되거나 마른 변이 장벽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해야 한다.
 
■ 회복식
단식의 성패는 회복식에 달려 있습니다. 회복식을 잘못하면 몸이 더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회복식은 본단식 기간의 2배 이상 길게 할  수록 좋습니다. 최소한 본단식 기간만큼은 해야 합니다. 특히 회복식 때는 식욕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 회복식 1일째 : 흰쌀로 쑨 미지근한 미음 반 공기를 먹는다. 뜨거운 음식은 금물.
- 회복식 2일째 : 현미로 쑨 미지근한 미음 반 공기를 먹는다.
- 회복식 3일째 : 죽 반 공기와 된장국을 먹는다.
- 회복식 4일째 : 야채죽 반 그릇을 먹는다. 된장국이나 부드러운 나물 반찬을 먹어도 된다.
- 회복식 5일째 : 야채죽 2/3그릇을 먹는다. 된장국, 부드러운 나물 반찬에 생야채를 곁들여도 된다.

■ 회복식 때 해야 할 일
1229950841_6000152598_2008 copy.jpg- 하루에 생수 2ℓ를 조금씩 나눠 마신다.
- 하루에 감잎차 400㏄를 오전에 마신다.
- 야채효소 30㏄를 생수 300㏄에 희석시켜 여러 차례 나눠 마신다.
- 하루에 죽염이나 볶은 소금 1g을 여러 차례 침으로 녹여 먹는다.
- 하루에 두 번 풍욕을, 한 번 냉온욕을 한다.
- 육식, 밀가루 음식은 삼간다.
 
■ 단식이 끝난 뒤
단식이 끝난 뒤에는 식사량을 단식을 하기 전의 70% 수준으로 줄여야 합니다. 식단도 잡곡밥과 채식 위주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식사량을 줄이려면 오래 씹어 천천히 먹으면 됩니다. 굶고 난 뒤 우리 몸은 다시 굶을 때를 대비해 영양분이 들어오면 최대한 몸에 쌓아두려고 합니다. 위장이 줄어든 상태에서 단식 전처럼 먹게 되면 살이 많이 찔 수가 있습니다. 이른바 요요가 오는 것입니다.
 
글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 도움받을 곳, 참고할 서적
 
건강한 사람이라면 나홀로 단식에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혼자 하는 단식이 부담스러울 경우 시민단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특히 시민단체에서 여는 단식은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식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시민단체로는 수수팥떡아이사랑모임(www.asamo.or.kr,  02-3481-0399)이 거의 유일합니다. 수수팥떡은 매달 한 차례 생활단식 강좌를 엽니다. 참가비 10만 원을 내면 단식에 필요한 물품을 모두 받게 됩니다. 새해 첫 생활단식은 1월10일 열립니다. 녹색연합,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전 평화의마을 등은 부정기 또는 여름과 연말 두 차례 진행합니다.
 
단식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진행해 온 곳으로는 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www.gungangi.co.kr)가 전국 20여 곳에서 운영하는 민족생활관(062-224-6364)이 있습니다. 치료목적으로 찾는 이들이 많고, 비용이 꽤 듭니다. 한국자연건강회(02-2205-0661, www.knha.org)에서 연중 꾸준히 열리는 단식프로그램도 반응이 좋습니다.
 
단식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책으로는 일본 의사 고오다 미츠오가 쓴 <단식요법>(태웅출판사), <사람을 살리는 단식>(정신세계사), <세계의 단식 건강법>(세훈출판사) 등이 있습니다.
 
권복기 기자